노동의 대가
함동수 시인(용인예총 부회장)
서정혜 2015-07-22 00:00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밴드 주소복사

본문

▲ 함동수 시인(용인예총 부회장)

 

노동의 대가

 

용인의 무지한 노동자의 외침을 전하고자 한다.

노동은 인간에게 가장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인 동시에 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필수 요소인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노동은 생의 축복이며, 의미이며 활력의 상징이다. 그러나 축복이어야 할 노동의 대가에 대해선 자본론이 아니더라도 할 말이 많다. 생산이 없으면 이익도 없다 따라서 생산만이 자본의 의미를 상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산에 따른 상대적인 노동의 대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른다. 거기엔 이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이 거의 차지하기 때문이다 악덕 사용자가 ‘덜 주면 이익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갈등은 깊어진다. 특히 그간 3공화국부터 초고속 성장주의에 따른 모든 고통의 전부를 노동자들이 감내 해왔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도 부의 증대와 상관없이 자본가들의 생각은 근대적인 시각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빈자들에게 ‘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이 또한 적폐가 아닐 수 없다.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지금도 빈들에 서서 미풍에 조차 흔들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거친 외침은 점점 더 거세졌다. 노동자의 희생을 발판으로 부를 축척한 자본가들은 습속처럼 끊임없이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좀 더 희생해 줄 수 없냐’고 되묻는 뻔뻔함이 사용자의 낯짝이다. 결국 노동은 신성하지도 축복도 아니었다. 치욕스런 밥그릇 하나 때문에 길거리를 떼로 몰려다니는 가시 전투력을 보고나서야 협상테이블에 거만하게 나 앉았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소득이 먼저 차고 넘치면 아래로 혜택이 흘러가 가계소득이 회복된다는‘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라는 정책의 단면만 보더라도 그들의 시각이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보다 좀 더 배려하는 동행의 의미로 계영배(戒盈盃)라는 따듯한 시선으로 노동자들과 같이 할 수는 없을까?

 

빈곤에 지친 언젠가 부터 노동자들의 분배 요구가 거세지자 그 대안은‘생산 공장 세계화’로 이어지며 노동자들의 투쟁력을 약화시켰다‘ 더 달라고 떼쓰면 공장들고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실리와 협박의 양공전략이다.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진출의 또 다른 속뜻은 노조의 요구가 지나친 것이라고 교묘하게 역증했다. 그러나 그처럼 대담한 요구도 할 수 없는 비노조에 수많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아직도 폭력같은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은 어디 함부로 물어볼 수도 알아볼 수도 없이, 최저 생계를 위한 임금 보장에도 목소리를 낮추며 정당한 임금 요구를 불온하다고 발을 거두고 있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노동 현실이다.

 

스스로 참담한 일 아닌가 부디 노동계의 심기일전 활발한 노동운동으로 불합리한 노동 현실이 개선되고 축복의 노동이 뿌리 내리는 날까지 용인지역의 노동운동에 기대를 건다. 또한 한국노동교육신문이 노동자를 대변하는 언론의 역할도 기대하며 무궁한 발전을 빈다.

 

 

컨베이어

                                                  함동수

 

줄기찬 속성은 모래알 떨어지기 무섭게

곧바로 되받아 줄지어 빠져 나가고 기어 들어간다

 

컴컴한 구멍 속을 들락거리며 지루한 반복과 회전으로

비틀거리는 현기증 속에 착취의 역사가 숨어 있다

 

번질거리는 벤츠가 황금빛 호텔 문고리를 스쳐갈 때도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은 밤새 컨베이어를 타고 지구를 돈다

 

이른 새벽부터 끝도 없이 달려가는 혹한의 새벽

저 자본의 속도는 차가운 죽음의 젯밥이 되어서야 멈출까

 

희뿌옇게 동트는 새벽의 야윈 어둠에 매달린 밧줄의 끝

밤새 졸음을 견딘 컴컴한 사신(死神)도 덩달아 넘어오고 있다


댓글목록

한국노동교육신문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부대로 1144,102/2103 | 제보광고문의 031-335-1289 | E-mail: jhseo0625@hanmail.net
인터넷신문 등록일 2013.07 .15 | 등록번호 경기 아50716호 | 발행인 오예자 | 편집인: 김완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오예자
Copyright© 2004~2025 한국노동교육신문 All right reserved | Designed by BLESS 031)954-8601

기사제보
----------
취재요청
----------
광고
제휴문의
----------
청소년
보호상담자
지정 및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