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명욱지부장의 사망 관련 용인대학교 보도자료에 대한 유가족 입장문
유가족 입장문
김완규 2023-09-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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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대표이자 최명욱 지부장의 아들 최기혁입니다.

먼저 아버지의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버지는 모교이자 평생직장인 학교를 너무나도 사랑하셨고, 학교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한 학교, 신바람 나는 학교를 간절히 원하셨습니다.

저와 저희가족이 옆에서 지켜본바,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구성원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양분 삼아 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습니다.

그렇기에 가족보다 학교일을 우선으로 여기시는 아버지를 때론 원망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30년 가까이 청춘을 바쳐 몸담아 일해오신 학교에 출근하는 것이 두렵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하셨고, 항상 강인한 모습만 보여주었던 아버지께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자주 보며 때론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처음엔 아버지께서 학교를 두려워하시는 이유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의 대응 방식과 태도를 보며 이제야 아버지께서 왜 학교를 두려워했는지 비로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가슴에 채 와 닿지도 않은 상황에서 합의서를 들이밀며 합의를 강요하는 모습, 구체적이지 못한 합의서 내용 등,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학교 측은 유가족을 배려하기는커녕 고인에 대한 진정성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실제 유가족이 느낀 강요 당한 느낌을 받은 사실을 이야기해도 학교 입장문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을 볼 때 아버지께서 학교에서 얼마나 외롭고 공허하셨을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됩니다.

 

학교 입장문에서 합의서는 유족의 슬픔을 이해하고, 유족측이 요청한 대로 퇴직, 예우를 지원하고자 작성이 되었습니다.”라고 하지만 진정 저희 남아있는 가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시려고 했다면 그렇게 가슴을 도려내는 상처는 주지 말았어야하며, 지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바로잡아주셔야 할 것입니다.

합의서의 내용을 보았을 때 누구라도 부실함과 회피를 위한 문구임을 느낄 수 있는 정도임에도 왜 합의를 거절하는지 사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 부실한 합의서에 있던 명예퇴직조차 학교는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여러 차례 총장님을 직접 뵙고 저희 유가족의 억울함을 말씀드리려 면담을 요청하였지만 거절당하였습니다. 합의(合意)’, 서로의 의사가 합치하는 일을 뜻합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유가족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그저 합의서에 도장을 찍기를 강요하였으며 이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합의서를 강요한 사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위해 장례식 당시 녹음 파일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이 내용이 과연 강요가 아닌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아니 저희가족들이 어떻게 버티며 살고 있는지 그 누구도 헤아리기 힘드실겁니다.

지금의 저희가족에게 남겨진 슬픔이 사치인양 제 어깨 또한 많이 무겁고, 온전히 슬퍼할 겨를이 없다는 것 또한 가슴이 먹먹합니다.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조사 추진을 위하여 유가족이 함께하는 대책위원회에 학교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에도 대학 밖의 외부 단체가 개입하여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의심한다고 하였습니다. 대책위원회는 아버지의 명예회복, 진상조사를 위해 유가족이 요청하여 도움을 주시는 분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대책위원회에서 제가 유가족 대표를 맡고 있고 도대체 아버지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것인지 아들 된 도리로 함께 알아보자고 하는 것이 어떻게 외부인들의 분란 조장이라고 의심하시는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최명욱 지부장의 유가족은 학교 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첫째, 합의서의 명시되어 있는 저희 아버지의 명예퇴직을 진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둘째, 학교 측은 대책위에 동참하여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합니다.

셋째, 총장과 책임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합니다.

넷째, 학교 측의 진정성 있는 진상조사를 요구합니다.

진정으로 학교가 저희 아버지와 유가족들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하며 더 나아가 학교의 안녕을 위해 요즘 빈번하게 일어나는 학교 내 괴롭힘, 직장 내 괴롭힘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916

- 최명욱 지부장 유가족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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