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기봉의 老松은 “함께 나누는 정신”을 일깨워준다.
서정혜 2022-09-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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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봉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좌측 나지막한 봉오리에 老松 한 그루가 자리를 잡고 서있다. 언뜻 보면 개구리가 뛰어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고 아래서 위로 쳐다보면 사슴 한마리가 건너편 산 중턱을 보고 울고 있는 형상이다.

녹명(鹿鳴),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배고픈 다른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로 시경(詩經)에서는 사슴무리가 평화롭게 울며 풀을 뜯는 풍경을 어진신하들과 임금이 함께 어울리는 것을 비유하고 있다.

대다수 짐승들은 저 혼자 먹고 남는 것은 숨기고, 사람들은 한 술 더 떠서 배 터지도록 먹고 남는 것은 남들도 못 먹게 뭉게 버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극심한 경쟁사회에 내몰려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밟고 올라서야 살아갈 수 있는 참담한 현실... 그 속을 들여다 보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내 가슴도 어느새 각박해지고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소나무를 벗 삼아 유유자적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사슴 울음소리가 메아리쳐 함께 걷고 나누어 살기 좋은 사회를 기대하며 망기봉 老松을 녹명송(鹿鳴松)이라 작명해본다.

천길 낭떠러지 절백에 서서 새벽이슬과 저녁안개를 머금고 살아가는 소나무에서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느끼고, 천년 세월의 고고한 품위를 담고 있는 솔밭에서는 더블어 살아가는 이치를 깨닫는다.

​김연주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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